烟巒簇簇水溶溶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 曙色初分日欲紅 새벽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 溪上待君君不至 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 擧鞭先入畵圖中 내 먼저 고삐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1564년 어느 날, 퇴계 이황 선생님은 13명의 지인을 초대해 도산서당을 출발해 가송을 거쳐 청량산으로 향했다. 위의 시는 여러 번의 청량산행 중 마지막으로 기록되는 그분의 청량산행에서 퇴계 선생님은 학소대와 가송의 맹개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친구인 이문량에게 썼던 시구다.
퇴계 선생님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고 표현된 그 장소에 아름다운 메밀꽃밭이 장관을 이루며 낯선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6만㎡에 이르는 면적에 심겨진 메밀은 지난 6년간 이곳 마을 주민에 의해 심겨졌으며 적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보호와 주변경관의 보전을 위해 친환경으로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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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부터는 예약을 통해 메밀꽃밭 걷기와 더불어 메밀음식과 농가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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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라면,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워 퇴계 선생님처럼 걸어서 가야하는 곳이란 점이지만, 트랙킹을 좋아하거나 도심을 벗어나 고요한 휴식과 힐링의 장소를 원하는 여행객에게는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