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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월영교에 머물고~ 월영야행(月映夜行),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7년 08월 01일
↑↑ 안동시장 권영세
ⓒ CBN뉴스 - 안동
[안동시장 권영세] “당신 언제나 나에게󰡐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이 글은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 고성이씨 문중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편지의 시작으로 부부의 그리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담겨 있는 편지글이다.

또 편지와 함께 발견된 미투리는 남편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애절한 사랑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 안동의 월영교(月映橋)다. 달빛 아래 소중한 사람들과 거닐며 즐기는 월영교는 그 어느 곳 보다 정취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재와 문화시설이 어우러져 전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법흥사지 7층 전탑과 임청각, 고성이씨 탑동종택, 석빙고, 선성현객사, 월영대, 토담집, 도투마리집 등의 문화재와 민속박물관, 물문화관, 공예전시관, 개목나루, 호반나들이길, 구름에 리조트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이야기와 볼거리를 품은 월영교를 중심으로 문화재청에서 선정한 2017년 문화재야행 18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월영야행>이 지난 7월 28일과 29일에 이어 8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문화재야행은 문화재가 밀집되고, 집적된 지역을 거점으로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접목해 국민들이 야간에 문화재를 향유 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사회여건이 변화하면서 인간의 활동영역도 주·야 구분이 없어짐에 따라 ‘야간 관광’은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더구나 야간관광은 체류관광으로 이어져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올해 처음 안동에서 시도되는 ‘월영야행’은 큰 의미를 갖는다. 야간에 처음으로 문화재를 개방하고 문화재에 담겨 있는 스토리를 풀어내는 해설은 우리 문화유산을 더욱 친숙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안동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하회별신굿탈놀이와 퇴계연가, 안동웅부전과 같은 공연이 함께 진행돼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여름밤을 즐길 수 있는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더구나 안동의 많은 문화단체들이 함께 나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안동 문화인들의 역량을 한껏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한 여행사가 기획한 ‘월영야행’ 패키지 상품은 5일간 모두 매진될 정도로 주목을 받는 등 안동관광활성화를 위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월영야행은 여덟 가지 즐거움을 선사한다. 밤에 만남으로써 새롭게 인식되는 안동의 문화재 야경(夜景), 월영야행 기간 동안 월영교를 밝히는 등간(燈竿)과 함께 타박타박 걷는 야로(夜路), 지역의 명사들로부터 듣는 안동역사 이야기 야사(夜史), 우리 지역의 문화재를 그린 그림을 만나는 야화(夜畵),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야간에 만나는 야설(夜設), 길을 걸으며 맛보는 맛있는 야식(夜食), 고택에서 즐기는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야숙(夜宿),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 줄 프리마켓 야시(夜市), 월영야행이 진행되는 월영교는 그 어느 곳의 밤보다 아름답고 은은하게 여러분의 가슴을 적셔줄 것이다.

400년도 더 지난 어느 날, 살아 있는 후손들이 읽게 되리라곤 생각조차 못했을 원이 엄마의 편지에서 기획된 월영야행은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길 소망한다.

서로 위해주고 다투어 사랑하면서 편지 속의 원이 엄마처럼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라고 언제라도 즐겁게 반문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는 월영야행, 수천 년을 한결같이 비춰온 달빛과 별빛 아래 현대에 되살아 난 과거의 시간 속으로 여러분을 빠져들게 할 것이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7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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